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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신 드럼 치며 위문공연...'독특한' 회장님 - 오마이뉴스

 [화제] 화환 대신 쌀 받아 기부하는 박재홍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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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영무건설 회장

아파트 모델하우스 오픈 행사 때마다 화환 대신 쌀이나 연탄을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건설회사 대표가 있다. 쌀과 연탄을 나눈 이웃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약 1000세대에 이른다. "금방 시들 꽃을 받아 생색을 내느니 쌀 한 톨이라도 서로 나누자"는 것이다.

사업상 요청이 있으면 골프를 치긴 한다. 그렇지만 먼저 나서서 골프를 치진 않는 건설회사 대표가 있다. 골프채 대신 그가 잡는 것은 드럼채. 그는 뜻 맞는 이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골프 대신 드럼을 치며 위문공연을 다닌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무건설 박재홍 회장. 영무건설은 광주에 연고를 둔 중견 건설업체로 2013년 5월 현재 세종시와 경북 구미, 김천에 1700세대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 연고를 둔 회사가 광주 등 호남 지역엔 현장이 한 곳도 없는 게 독특했다.

"현장이 있는 지역에 말단 공무원 한 명 아는 사람이 없이 일을 시작했어요. 한국처럼 혈연, 지연, 학연 따지는 사회에서 광주 연고 기업이 경상도 가서 어떻게 공사를 따내고 현장을 운영할 수 있느냐고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편법 안 쓰고 우리 실력을 갖고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좋은 집 지으면 두려울 게 없어요. 아파트엔 향토색이나 정치색이 없어요. 다만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이 있을 뿐이죠."

박 회장은 한국전 참전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살림이 어려운 국가유공자의 노후주택을 보수해주는 일을 하며 '봉사'를 각별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박 회장은 모두 8회에 걸쳐 국가유공자의 노후주택 지붕과 수도시설, 화장실 등을 개조해주는 공사를 해왔다. 심지어 싱크대와 도배장판, 실내등까지 고쳐주고 있다.

박 회장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광주YMCA와 연계하여 매년 생활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40명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명의 청소년들이 학비를 지원받았다.

"돈이나 물품으로 나누는 기부와 봉사도 훌륭하지만 몸으로 하는 봉사가 제일이다"며 아예 한 달에 두 번은 직원들과 함께 시설을 찾아가 '몸빵'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봉사를 하다 보니 명절 때나 연말에 기념식 치르듯 하는 것보다는 한 시설을 선택해 평소 서로 이름도 알고, 마트로 장도 함께 보러 가고, 소풍도 함께 가는 등 정기적으로 꾸준히 만나야 확실히 정을 쌓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웃는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와 살면서 집 한 채 갖는 게 꿈이었습니다. 집 없는 서러움이 어떤 것인지 너무 잘 압니다. 집 한 채라도 갖는 게 꿈이었던 제가 직장생활도 주택 짓는 곳에서 하고, 사업도 주택 짓는 회사를 하다 보니 제겐 '집'이 '운명'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를 보고 '자수성가한 사업가', '돈이 많다더라' 이야기들 하시는데요. 제가 돈이 많은 것이 아닙니다. 제가 속한 법인이 돈이 있는 것이죠. 저는 법인에 속해 사업을 하는 기업가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더라도 사회봉사를 왕성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빵 굽는 분들은 빵으로, 밥 짓는 분들은 밥으로 봉사를 하시듯 우리는 집을 짓는 사람들이니 집짓는 일로 사회봉사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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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신 드럼을 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재홍 회장.

지난 5월 3일 박 회장은 전남 담양군의 '명예 군민'이 되었다. 박 회장이 담양군 일원에 텐트부터 빌라, 콘도 등이 함께 들어서는 생태 테마형 주택단지를 계획하자 담양군이 고마움의 표시로 '명예 군민'으로 위촉한 것이다.

"고급 호텔과 콘도를 세울 땅에 텐트 치고 일반 주택까지 들어서게 하면 남는 게 있겠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콘크리트 문화만 공급해온 기업들이 가장 가까운 지역에 텐트부터 빌라까지 공존하는 주거복합체 하나 만드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 추구보다는 당장 우리 애들이, 젊은이들이 갈만한 곳을 주변에 만드는 노력을 기업이 해야 합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새 정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마지막 질문으로 주택정책과 관련 건의할 내용이 없냐고 묻자 그는 "사업승인절차가 너무 복잡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땅을 매입할 때 그 곳에 어떤 아파트를 어떤 규모로, 어떻게 짓겠다고 다 신고를 하고 매입을 해요. 그런데 건축 도면을 들고 18개 유관 기관과 부서를 돌아다녀야 합니다. 경찰서에 소방서에 보건소에 구청에 시청에… 도장 받아야할 18곳 중에 한 곳이라도 담당 공무원이 없다고 해봐요. 그러면 또다시 찾아가야 합니다. 건축 인허가를 위한 합동민원실이라도 설치해두면 이 불필요한 절차와 시간낭비로 든 사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반값 아파트 이야기 하면서 원가 이야기만 합니다. 원가와 함께 절차에 소요된 비용도 이야기해야 올바른 반값 아파트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부실공사 불법공사 관리 감독으로 혼나니까 감리제도 개선하겠다며 만든 것이 '상주 감리'제도인데요. 이 제도는 공무원 면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경험은 없고 자격만 있는 사람이 와서 감리하는데 감리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또 감리 감독해 놓고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지는 관과 공무원이 없습니다. 감리 권한 더 줄테니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책임감리, 책임행정이죠. 그래서 저는 시공경험이 있는 사람도 감리를 맡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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